미국·페루 국적의 다문화 교황, 레오 14세의 등장
2025년 5월 8일, 가톨릭의 제267대 교황으로 레오 14세(Leo XIV)가 선출되었습니다. 본명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입니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주 출신으로, 바티칸과 페루 시민권까지 가진 삼중국적자입니다. 미국, 페루, 바티칸이라는 세 국가의 정체성을 모두 품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세계 가톨릭계는 물론 정치·사회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1956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아우구스티노회 소속 사제로 활동했으며, 특히 페루에서 22년간 선교 활동을 하며 현지 언어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현장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페루 시민권도 취득한 그는 단순히 외국 성직자가 아닌, 진심으로 현지인들과 함께 살아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점이 페루와 라틴아메리카에서 큰 지지를 받는 이유입니다.
특히 그가 선출된 날인 5월 8일은 제2차 세계대전 유럽 전승일이자, 한국에서는 어버이날입니다. 교황(Papa)이라는 명칭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날짜의 의미도 작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목 철학과 중도적 리더십, 기대와 우려 속 교황직 시작
레오 14세는 교황 선출 이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일부 계승할 수 있는 중도 성향 인물로 꼽혀왔습니다. 실제로 그는 환경, 빈곤, 이민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교회가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교리적 원칙을 지키는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진보와 보수 간 균형을 추구하는 리더십이 기대됩니다.
그의 교황명 ‘레오’는 122년 전 레오 13세 이후 처음으로 사용된 이름입니다. 레오 13세는 사회 정의와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교황이었으며, 이는 레오 14세가 세계 각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지로도 해석됩니다. 더불어, 아우구스티노회의 일치와 친교 정신을 반영한 그의 사목 표어 “In Illo Uno Unum(하나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도, 분열된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교황 선출 당시, 미국 국적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그의 페루 선교 이력, 스페인어 실력, 프랑스·이탈리아계 혈통 등은 이런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이민 정책에 강한 비판을 가했던 그는 정치적 독립성을 보여주며 미국 출신 교황이라는 이미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과거 논란과 교황청의 과제, 앞으로의 행보는?
하지만 기대 속에서도 레오 14세는 일부 성범죄 대응 논란에 휘말려 있습니다. 시카고 아우구스티노회 관구장 시절,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제가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도록 허가했던 사실이 밝혀졌고, 해당 결정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2022년 페루 치클라요 교구장으로 재임하던 당시에도 한 사제의 성범죄 의혹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교회 측은 관련 절차를 준수했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피해자들과 일부 인권 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교황으로서 이러한 민감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해나갈지에 따라, 그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가톨릭 내부의 분열된 진영을 통합할 수 있는 중도적 인물로 기대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급진적인 개혁이 교회 내부 보수파의 반발을 불러왔던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보다 조화롭고 협력적인 방식으로 개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언어 구사 능력과 문화적 감수성은 국제 무대에서의 교황청 외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는 교황으로서의 첫 공개 메시지에서 “La pace sia con tutti voi!(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외쳤습니다. 세계가 분열과 전쟁, 기후 위기와 사회 불평등으로 흔들리는 지금, 레오 14세의 등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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